포커스: 일본 원전사태, 강 건너 불구경 아냐…한국 원전도 ‘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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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전사태, 강 건너 불구경 아냐…한국 원전도 ‘큰일’

수명연장 고리 원전 1호기 결함 중 ‘구리 용접제’ 외 ‘불량용접’ 많아
글 / 메탈넷코리아(월간 용접저널) 김가애 기자(Journallist Kim Ga 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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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사상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던 구 소련(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올해로 25주년이 됐다. 폭발한 원전에서 방출된 방사능 물질로 심하게 오염된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시 등 피해국가에서는 희생자를 위한 애도 행사가 열렸으며,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도 애도물결이 이어졌다.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의 뇌리에 박혀 공포를 심어주고 있는 사고의 전철을 현재 이웃나라 일본이 밟고 있다. 일본은 지난 3월 진도 9.0의 대지진과 지진 해일이 강타한 이후 지금까지 내내 갖가지 공포에 떨고 있다. 2만8,000여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된 것도 모자라 지진 해일에 의한 후쿠시마 원전의 강타로 더 큰 불안에 떨고 있다.

지진 발생 두 달이 지나도록 고농도의 방사능 오염이 일본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로 흩어져 지구 전체를 방사능의 공포로 몰아가고 있다. 방사능의 폐해는 오랜 시간을 거쳐 나타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사고보다도 우리에게 주는 피해는 더 공포스럽다. 일본의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지만 경제적인 손실보다 더 무서운 것은 시간을 두고 나타나게 될 방사능 오염에 대한 공포일 것이다.

원자로가 녹아 내리고 방사능이 퍼져나가는 극단적인 사고가 나야만 원전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최소한 위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지각 했을 때에는 그에 충당한 대책마련이 있어야 한다. 이에 이번 호 용접저널에서는 우리나라의 원전 실태와 위험성에 대해 심층 취재했다.

1. 원자력 발전서 ‘용접’이란?
원자력 발전소에서 용접의 중요성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이다. 원자력 플랜트에서의 용접은 방사능이나 이음을 방지하고 내부에 부식 혹은 균열 등의 결함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압력윤기 등을 한다. 또 내부에 스테인레스라던지 인코넬 같은 재질로 크레딩을 하는 특수한 분야이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부분이 상당하다. 우선 방사능에 따른 안전성, 신뢰성의 확보가 먼저 돼야 하며 용접의 근접성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일반 용접과의 차이점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단순한 용접이 아니라 이종재질을 접합하는 특수용접 분야이기 때문에 용접 전문가도 상당히 어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방사능이 인체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방사능의 유출을 방지하는 것이 용접이라는 점에서 그 어떠한 공정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춘진 의원도 지난 4월18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그동안 원전 안전 검사에 대해 “방사선 피해가 가장 강한 곳이 원자력 용기의 용접 부위인데도 여기에 대한 제대로 된 시험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민들이 이런 점에 불안해하는 것”이라고 우리나라 원전의 문제점를 집중 추궁하기도 했다.

2. 국내 원전 ‘용접 안전성’ 실태 드러나나?
지난 1999년 국정감사에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김 모 책임연구원이 울진 원전 1호기 가압기 살수배관에서 설계에 없던 불법 용접이 있음을 증언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이 당시 원자력 건설 과정의 실체인 불량용접과 날림공사 등을 생생하게 양심 선언하면서 보고서를 올렸으나 이는 결국 묵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4년 영광 핵발전소 3, 4호기 건설과정에서도 설계도면에 없었던 불법 용접 부분 49곳을 확인해 배관을 교체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한 일이었고, 원전의 가동을 즉각 중단 중단 해야하는 심각한 문제였다. 그러나 현재까지 우리나라 원전은 이러한 위험을 안고 가동되고 있다.
결국 지난 2009년 발생했던 전남 영광원전 4호기 핵연료봉 파손 원인이 용접불량이었던 것으로 밝혀지고, 국민들은 경악했다. 지난 3월 18일 영광원전 민간환경감시센터 등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영광원전 4호기 연료봉 결함 원인을 조사한 결과 상부 봉단마개 용접불량으로 연료봉이 파손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료봉 제조 과정에서 내부 연료를 감싸는 튜브와 상부를 막는 봉단마개의 재질이 다른 상태에서 이를 용접했고 용접 부위를 매끈하게 처리하면서 이음 부분이 더욱 얇아졌다는 것이다. 이후 원자로 내부 150기압의 압력과 수소화 작용으로 얇아진 경계면에 크랙이 발생했고 결국 파손됐던 것으로 분석됐다.
다행히 핵연료봉 파손으로 방사선이 극소량 누출됐으나 격납용기 안에서 필터링을 거쳐 외부로 유출되지는 않았으며 발전소 가동에도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최근 4월28일에는 신고리원전 1, 2호기 건설 당시 일부 용접과정에서 적합하지 않은 재료가 사용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지적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KINS에 따르면 2007년 3월 이뤄진 신고리원전 1, 2호기 품질검사에서 원자로용기 출구 노즐 돌출부 피복용접재료 인코넬 600이 사용된 사실이 확인됐다. 그것도 용접이 이뤄진 2003년 8월에서 4년이 지난 후에나 확인이 된 것이다. 니켈, 크롬, 철의 합금인 인코넬 600은 열과 부식에 약해 해외에서 균열이 보고됐으며 1990년대 이후 건설하는 원전에는 인코넬 690을 사용하도록 권장되고 있다.
특히 한국전력기술이 만든 설계 시방서에는 인코넬 690을 사용토록 돼있으나 제작을 맡은 시공사에서는 이를 따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원자로 1호기의 경우 가장 큰 결함 중 하나는 원자로 용기에 사용해서는 안될 구리가 함유된 용접제가 사용됐다는 점이 확인되기도 했다. 원전 안전관리 인력도 점차 줄어들어 철저한 점검도 어려운 상태에서 용기에 사용한 ‘구리 용접제’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구리 용접제’는 방사선과 중성자선에 취약한 물질로, 원자로 용기에 사용할 경우 심각한 사고를 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김영환 의원도 얼마 전 “한국도 일본만큼 원자력에 대한 안전불감증이 아주 심각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리 원자력 발전소에 연이어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성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거북이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이미 이웃나라의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상태에서 이 같은 사고는 우리나라를 더욱 혼란에 빠뜨릴 수 밖에 없다.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용접으로 이뤄진 원전은 해당 국가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을 수 있다. 또한 원전 무사고 운용이 궁극적인 목표라는 점에서 이 같은 용접불량의 실체와 사고로 제조·검사 확인과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두산중공업 박봉상 직장 역시 과거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용접을 하는 과정에서 기본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뒤 “국내 용접산업과 원자력산업이 세계적인 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것부터 준수하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우리나라 원전은?
일본 동북부에서 진도 9.0의 대지진이 일어난 이튿날인 지난 3월 12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1호기는 심각한 상황에 빠져들고 있었다. 핵연료를 식혀줄 비상노심냉각장치(ECCS)가 작동불능에 빠지자 오전부터 방사능 기체를 외부에 배출하기 시작했다.
오후에는 핵연료에 손상이 일어났음을 가리키는 세슘이 검출되고 방사능 농도가 급증했다. 주민대피 범위도 늘어났다.
마침내 원전 건물에서 두께 1m의 철근콘크리트로 만든 건물 외벽이 날아가는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다. 체르노빌 사고로 전세계가 충격에 빠진 지 25년 만에 똑같은 핵 재앙이 이웃나라에서 벌어지는 듯싶었지만, 우리나라는 그저 ‘강 건너 불구경’이었다. 천만다행히도 폭발은 원자로에서 스며 나온 수소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드러났고, 체르노빌 같은 전면적인 노심용융으로는 진전되지 않았다.
이후 원전 1호기가 폭발한 이후 3호기, 2호기, 4호기가 폭발과 화재를 일으켰고 수도 도쿄(東京)에서는 평소보다 수만 배 많은 방사선량이 검출되고 있다.
특히, 원자로 내의 핵연료가 대부분 녹는 ‘멜트다운’이 발생한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건물 지하에서 대규모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는 지하 계단 부근의 방사선량이 시간당 72밀리시버트임을 감안하면 이 오염수는 고농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1호기의 압력용기에는 용융된 핵연료 냉각을 위해 현재 시간당 8t의 냉각수가 주입되고 있고 지금까지 모두 1만t 이상의 물이 투입됐다. 또 원자로 수위로 미뤄볼 때 약 5천t 정도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자로에서 핵연료가 녹아 떨어지면서 압력용기 바닥에 구멍이 생겼고, 이로 인해 오염된 격납용기의 냉각수가 압력억제실을 통해 외부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5월16일 현재)
원자력발전소가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갖춘 첨단시설이라는 사실(혹은 홍보)에 익숙한 우리에게 일본의 원전에서 벌어지는 사태는 매우 낯설다. 외부 전원이 끊기면 당연히 가동해야 할 비상발전기도 멈췄고, 과열된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소방차까지 동원됐다. 마침내 부식을 일으켜 원전을 못쓰게 만들기 위해 바닷물까지 끌어들여 원자로를 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도 모두 수포로 돌아간 듯 했고, 현재까지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인은 제2의 체르노빌사태가 발생했다며 방사능의 공포에 떨고 있다.
이 모든 걸 엄청난 천재지변 탓으로 돌리면 간단하겠지만 원전은 애초에 천재지변까지 고려에 넣어야 하는 시설이다. 정부의 믿음과 달리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본다. 지진은 대부분 이미 발생한 곳에서 발생한다. 지층의 약한 부위에 힘이 모이는 것이다. 따라서 역사적으로 지진기록이 많은 곳이 주목의 대상이 되기는 하지만 그 이외의 나라가 제외가 되는 것은 아니다.

4. 지진 안전지대 대한민국?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일부 게시판에는 ‘지리적 위치의 위엄을 보여준 한국’, ‘지하자원만 있다면 최대의 터(攄)’라는 농담을 곁들인 게시글이 올라왔다. 그동안 이웃나라 일본, 중국 등의 지진피해를 많이 봐왔으면서도 지진에 대해 전혀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글이다.
우리나라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킨 지진은 통일신라 시대인 1779년 경주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의 ‘땅이 흔들리고 민가가 무너져 죽은 자가 100여 명이나 됐다’는 기록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초가집을 지어 지진 규모를 실험한 결과 6.5 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지진의 강도보다는 지반이 약해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는 결과였다.
실제 1905년 이전에 큰 피해를 일으킨 지진 14건 중 최소 6건이 경주 인근에서 일어난 것으로 기록됐다. 경주, 포항, 울산 일대는 최근의 지질시대인 신생대 제4기 동안 단층운동이 가장 활발히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핵심은 현재 이 지역에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시설이 밀집해 있다는 것이다. 월성, 고리 등 원전이 가장 많이 들어서 있고 건설 중인 곳도 이 지역이다. 특히, 고리 원전 반경 20km 안에는 울산광역시와 부산광역시 일부가 포함돼있어 혹시라도 사고가 발생할 경우 최악의 사태로 치닫게 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인 것은 아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발생한 총 지진 횟수는 42회로, 내륙에서 24회, 해역에서 18회로 발생했다. 이 중 경기 시흥, 울산(해역), 제주(해역, 2회), 충남 태안(해역) 등 5곳에서는 지진 규모가 3.0을 넘었다. 비록 2009년 60회에 비해 적은 횟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그림 2, 그림 3 참조)
지진은 자연재앙 중 가장 짧은 시간에 수 많은 인명과 재산을 앗아간다. 그만큼 철저한 대비를 수립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도 그 피해의 사각지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도 과거에 비추어 발생 가능한 재앙을 검토할 것이 아니라,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상상 이상의 재앙을 예상하고 대비해야 한다.

5. 우리나라도 이제는 준비해야
우리나라 원전은 대부분 ‘지진에 안전하다’는 편견 위에서 건설됐다. 그리고 정부는 현재 가동 중인 21기 모두 내진 설계값 0.2g에 지진 진도 6.5까지 끄떡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고 가정을 하자.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진도 6.5 이상의 지진이 올 가능성은 전혀 없나? 우리나라 기준을 떠나서 일부 과학자는 규모 9.0급의 초거대 지진이 향후 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 4월16일 미국 테네시주에서 열린 미국 지진학회에서 미국 지질조사소(USGS) 척 버피 박사는 지구가 ‘거대지진 활동기’에 접어들면서 규모 7.0 이상의 강지진 발생 빈도가 잦아졌고, 지구 어딘가에서 6년 내 규모 9.0 이상의 초강력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60%를 넘는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지진이 발생할 지역을 지구 어딘가로 분석했지, ‘한반도를 제외한’ 이라고 지정하지 않았다. 이에 우리나라는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깨닫고 이에 알맞은 대책 마련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이에 따른 안전대책 수립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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