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인물: 조선소 30년 외길 걸어온 진정한 용접달인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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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서 30년 외길 걸어온 진정한 ‘용접달인’을 찾아서
-해양설비 건조서 독보적 기술력 자랑…기능장 2관왕 등 관련 자격증만 65개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 해양선박건조부 기원 김양호
Hyundai Heavy Industries Co.,Ltd. Offshore & Engineering Division. Offshore Shipbuilding Dept. Welding Team Technical Assistant Manager Yang Ho, Kim
거대한 선박이나 해양설비가 바다에 뜨고, 설치되기 위해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 많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손 꼽히는 기술이 ‘용접’이라는 것은 관련 분야 전문가라면 절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용접은 과거 단순히 강재를 접합하는 공정을 넘어서 조선소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공정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우리나라 경제력에 IT 산업, 자동차 산업 등과 함께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조선산업과 해양플랜트 산업. 그리고 그 조선산업, 해양플랜트 산업과 공생관계를 이루고 있는 용접산업.

용접저널이 이번에 소개할 인물은 이 같은 조선소에서 해양설비와 선박을 만드는 데 30년째 인생을 바치고 있는 ‘용접 명장’이다.
바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해양사업본부 해양선박건조부의 김양호 기원(49). 용접 및 판금제관 등 2개 분야의 기능장 자격증을 비롯해 해양공사 관련 용접 자격증만 65개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해양설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손재주를 자랑한다는 김 기원의 용접 인생,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용접의 의미에 대해 귀 기울여봤다.

김氏 집안 장남, 가세(家勢)위해 두 팔 걷다
김 기원의 어린 시절은 가난했다. 수 많은 용접인이 용접을 하게 된 계기를 ‘가난’으로 꼽았다. 그리고 그 역시 가난을 용접을 하게 된 계기로 꼽았다.
전라남도 진도에서 태어난 그는 9남매 중 장남이었다. 9남매 중 장남이라... ‘장남’이라는 단어에서 벌써 ‘무게감’이 전해진다. 그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가세(家勢)에 뛰어들어야 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집안일은 거둬왔다. 그의 겉모습은 소녀마냥 여려 보이고 고왔지만, 그는 어린 시절부터 농사일로 단련된 ‘일꾼’이다.
그는 부모님과 함께 동생들을 뒷바라지 할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었다. 다른 집 장남들은 부모님의 무한대 사랑을 받으며 하고 싶은 것을 한다지만, 그는 달랐다. 그는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자처했다. 그는 그렇게 1여 년을 부모님을 도와 농사일을 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고등학교를 가지 못한 현실의 안타까움이 항상 자리해있었다.
그는 결국 부모님을 설득하기로 했다. 고등학교를 가고 싶은 마음이기도 했지만, 농사일 보다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나중에라도 더 비전이 있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였다.
당시 그는 농사일보다는 기술을 배워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하길 원했고, 마침내 부모님도 그의 생각에 동감해줬다. 그는 즉시 나주에 있는 기술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용접’을 처음 배웠다.
그 당시 그가 주변에 자문을 구해서 얻은 답이 용접이라는 것은 사회에서 취업이 가장 잘 되는 기술 중 하나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기술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그는 ‘악과 깡’으로 용접을 배워나갔고, 용접과 배관 국가 자격증을 손에 거머쥐고 졸업할 수 있었다.
그리고 1981년 현재까지 그가 몸담고 있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 입사하게 된다.

실습과는 달랐던 ‘실전’
큰 꿈을 안고 회사에 입사한 김양호 기원.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탄탄대로가 열릴 것이라는 그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가 학교에서 3년 동안 배운 것이 ‘빙산의 일각’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도...
그가 현장에서 본 용접은 확실히 학교에서 본 용접과는 달랐다. 해양플랜트에 쓰이는 철은 그가 봐왔던 철과는 확연히 달랐다.
수명이 30년 가량이 상선보다 20년 이상 더 사용하는 해양플랜트에는 더 강하고, 두꺼운 철판이 사용된다. 용접이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던 것은 당연지사다. 철판 두께가 보통 5~8cm 이상이다 보니 하나의 쇳덩이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 정성을 쏟아 용접을 하는 수 밖에 없다.
이를 위해 그는 ‘샐러던트(saladent: 직장인을 의미하는 영어 salary man과 학생을 의미하는 영어 student의 합성어)’ 생활을 마다하지 않았다. 실습에는 실전처럼 임했고, 휴일이나 퇴근 후 할 것 없이 도서관에서 이론공부에 매진했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이 공부라더니 실제로 그렇더군요”라고 말하는 그의 눈빛은 그 여느 고시생, 수험생 못지 않은 배움의 열정으로 가득 차있었다.
이렇게 그의 기량은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고, 현재는 용접계에서 손 꼽히는 ‘달인’이 됐다.
이 과정에서 그는 얼굴에 화상을 입기도 했고, 몸 안으로 용접 불꽃이 튀어 고통을 느끼기는 것은 다반사였다. 하지만 이 같은 육체적 힘듦은 그의 열정 앞에 한 낮 ‘감각소비’일 뿐이었다.

자격증만 65개…진정한 ‘달인’
김 기원은 현재 용접과 판금, 제관 등 2개 분야의 기능장이다. 용접관련 자격증만 해도 무려 65개에 이를 정도로 우리나라 해양설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글로벌 석유회사의 대부분은 자사가 발주한 해양플랜트를 건조하는 조선소 인력에 대해 일정한 능력을 요구한다. 즉, 자신들이 요구하는 조건에 충족된 이들이 해양플랜트 건조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것인데, 이를 가장 객관화할 수 있는 것이 ‘자격증’이다.
그리고 김 기원은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고도 남는다. 30년 간 한 우물을 파온 ‘피와 땀’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그의 능력을 인정한 정부도 산업현장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그 분야 기술발전에 크게 공헌한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기능인에게 주어지는 영예인 ‘대한민국 산업명장’의 지위를 그에게 부여하기도 했다.

더 많은 숙제 안겨준 ‘FPSO’
그는 입사 이래 지금까지 원유 생산설비, 해상 구조물, 해저 파이프라인 공사 등 현대중공업(주)이 수행한 주요 해양플랜트 공사 뿐만 아니라 해저 용접과 특수금속 용접 등 고능률 용접법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최근에는 부유식 원유생산·저장 및 하역설비 등 고부가가치 설비와 선박 육상 건조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수 많은 실적 중 그는 ‘바다 위의 정유공장’으로 불리는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건조를 가장 기억에 남는 실적으로 꼽았다. 그는 “FPSO는 나에게 더 많은 숙제와, 공부를 하게한 구조물 중 하나”라며 유쾌한 웃음을 지었다.
이야기인 즉슨, 이전에 있던 해양공사부에서 FPSO의 TOP SIDE(상부 구조물)만 하다가 해양선박건조부로 자리를 옮기면서 ‘USAN’의 HULL(하부 구조물)과 TOP SIDE를 올릴 수 있는 기초까지 맡게 됐는데, TOP SIDE가 기술적으로 더 어렵지만 처음 접하는 HULL 용접이 쉽지 않아 더 공부를 했다는 것. 결국 그는 특유의 열정으로 용접법을 새롭게 터득해 프로젝트를 완수해냈다. 이에 대해 그는 “아직도 내가 공부하고 익혀야 할 것이 많이 있다는 교훈을 안겨준 프로젝트라 더 기억에 남는다”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이 뿐만이 아니라 그는 지난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 이후 복구공사의 상부 트러스(TRUSS) 제작에도 참여한 바 있다. 이는 그가 단순히 조선소에서만 인정 받는 ‘용접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기능인 우대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돼야”
그는 꾸준히 주경야독하며 지난 2006년에는 학점은행제를 통해 기계공학사 학위를 받는 등 평소 자기계발에도 열심이다. 그리고 현재는 산업인력공단 감독관 및 울산과학대학 산학 겸임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후진 양성에서 힘을 쓰고 있다.
또한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 마이스터 고등학교에서 멘토 활동도 하고 있다. 그는 “후배를 양성하는 데에서는 전혀 망설이는 것이 없다”며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용접분야에서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용접은 전 산업분야에 걸쳐 가장 중요한 기초공정임에도 불구하고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심도 깊게 논의돼야 할 사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용접은 선박이나 해양구조물 등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해양구조물은 높은 파도와 바닷물의 압력 등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더 정밀한 용접성을 요구한다. 모든 산업에서도 용접은 가장 기초공정으로 주요공정으로 손꼽히는 것은 두말 할 것 없다.
자칫 용접에 하자라도 발생하는 날에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 신중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사회적 분위기는 용접을 ‘3D 산업’으로 치부하고 젊은이들이 회피하는 대표적인 직업으로 전락돼버렸다. 이에 대해 김 기원도 “기능인을 우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할 것 같다”고 피력했다.

모든 이들이 ‘명장’이요, ‘달인’이요, 인정하고 그를 우러러봄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도 스스로를 많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지금도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러한 그의 열정이 ‘용접불꽃’보다 더 뜨겁게 타오른다.

■ 문의: 현대중공업㈜ TEL: 052-202-2236

(취재.정리: 용접저널 취재부 김가애 기자(Journalist Kim Ga 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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