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가 바라본 2012년 뿌리산업, “제 점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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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바라본 2012년 뿌리산업, “제 점수는요...”

국내 뿌리산업 전반적인 생산성, 선진국 비해 뒤처져 ‘성장률 둔화’
“발전 없는 저가경쟁 해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글 / 메탈넷코리아(월간 용접저널) 취재부 김가애 기자
“용접 몬하면 아무것도 몬한다 그랬제? 용접 알고, 도장 알고, 수리 할 줄 난 다음에사 설계나 모형이데이!” 최근 조선소를 배경으로 인기리에 방영 중인 MBC 주말 드라마 ‘메이퀸’ 1회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 직업 역시 ‘용접공’이구요. 최근 이 드라마에서 매 회마다 빈번하게 ‘용접’이 등장해서인지, 포털사이트에 ‘용접’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이틀에 한번이나 용접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사가 검색될까 말까 하던 예전에 비해 이제는 기사가 쏟아집니다.
아마 용접, 더 나아가서는 ‘뿌리산업’을 알리고 발전시키기 위한 가장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그렇다면 우리 관련 업계와 기관, 이 기회 잘 살리고 있습니까?

■ 뿌리산업?
스위스의 시계, 이탈리아의 핸드백, 독일의 벤츠 등 세계적인 명품은 모두 탄탄한 뿌리산업의 토대 위에서 탄생합니다. 아마 뿌리산업이 튼튼하지 못했다면 이러한 명품들 역시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소재는 부품으로, 부품은 완제품으로 만드는 기초 공정산업인 ‘뿌리산업’.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최종 제품에 내재돼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형성하죠.
뿌리산업이란 용접을 비롯해 주조, 금형, 소성가공 등 제품의 형상을 제조한 공정과 열처리, 표면처리 등 소재에 특수 기능을 부여하는 공정으로 구분됩니다. 자동차 1대를 생산한다고 가정했을 때, 부품수를 기준으로 뿌리산업 관련 비중이 2만2500개로 90%를 차지하고 선박 1대 당 용접관련 비용이 전체 선박건조 비용의 35% 이상을 차지하기도 합니다.
뿌리산업은 제조업 전반에 걸쳐 기반성과 연계성이 높고, 소재산업과 완제품 조립산업의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로 부품 및 모듈을 제조하는 산업으로 최종 제품의 품질 및 성능을 결정하게 되죠.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과 품질 경쟁력을 결정하는 기술 선도형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뿌리산업. 특히 뿌리산업은 단시간 내에 기술력 확보가 어려운 자본기술집약적 산업이자 핵심 기업들의 전문화, 공용화 체계가 필요한 산업이므로, 오랜 전통과 기술력을 갖춘 뿌리산업군의 존재가 첨단 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명품 제조업 탄생을 견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뿌리산업은 기술의 첨단화 및 융·복합화를 통해 신성장동력산업 탄생을 견인하는 핵심산업입니다. 로봇, 정보통신, 환경·에너지산업 등 신산업의 기술력을 뒷받침하는 산업으로 미래시장 선점의 기반이 됩니다. 수요 산업의 고도화, 첨단화에 따라 청정에너지 분야 뿌리산업, 초정밀 분야 뿌리산업 등 첨단 분야의 고부가가치 뿌리산업 육성이 필요합니다.
또 빠른 기술확산에도 불구하고 개도국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선진국의 마지막 기술 프리미엄 영역으로 암묵지(Tacit Knowedge)로 체화돼 존재하는 뿌리산업의 공정기술은 특성상 단기간 내 기술 습득이 곤란한 고부가가치의 경쟁력 있는 산업입니다.

■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 법률 제10960호, 제정 2011년 7월 25일, 시행 2012년 1월 26일.
정부는 지난 2010년 5월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대책’을 수립하고 제조공정 Pilot Plant 구축, 뿌리산업 이행보증사업 등의 지원시책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단편적인 지원시책만으로는 뿌리산업을 종합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 지원에 관한 법률’이 의원 입법으로 제정됐습니다.
처음에 동 법률(안)의 명칭은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 지원에 관한 법률’이었으나,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법안소위를 거치면서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로 바뀌었습니다.
진흥은 뿌리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와 업계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노력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며, 첨단화는 뿌리산업의 부가가치 증가에 더해 생산·조업 환경의 자동차·첨단화를 통해 뿌리산업이 ‘3D산업’에서 탈피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당시 정부는 밝혔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향후 뿌리산업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2013~2020년 기간 중의 뿌리산업 진흥 예산확보를 위한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 지원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해 2020년까지 뿌리산업 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뿌리산업의 저평가 현실을 개선하고 첨단화를 통해 뿌리산업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펴고 있는데요. 특히 올해에는 뿌리산업의 ‘ACE산업화: 자동화 Automatic, 청정: Clean, 쉬움: Easy’를 통해 뿌리산업 진흥정책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뿌리산업의 플랫폼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아시아 및 전략적으로 협력이 필요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일반 상용 뿌리기술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구요.

■ 어떤 대책방안 있을까?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 제조산업의 성장저하 등으로 국내 뿌리산업의 성장률이 점차 둔화되는 추세로 전체 제조업 평균과 점점 차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금형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뿌리산업의 전반적인 생산성은 선진국에 비해 뒤처진다는 평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내 보유 선진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수준 유지 및 첨단기술 개발 강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뿌리산업 첨단화 세부전략을 마련해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이 요구됩니다. 기술개발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선진국 도약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할 시점입니다.
뿌리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근본적인 제조환경 혁신 또한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뿌리기업의 전반적인 기술력은 선진국 대비 열세이며, 제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로 뿌리산업 성장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고급기술을 요하는 첨단산업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이 전체 뿌리기업의 8%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첨단산업 분야 기술 선도기업 매출액 비중은 뿌리산업 분야 총 매출액의 26, 내국인 고용의 2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또 자동차·조선 등 주력 제조업의 핵심 공통기반인 뿌리산업은 작업자의 현장경험에 의존해 생산성 및 품질관리가 매우 취약합니다.
특히 소성가공분야의 경우 1인당 생산성이 일본 1/5, 미국 1/2에 불과한다고 합니다. 또 뿌리산업은 열악한 생산 환경 때문에 기피산업으로 분류되고, 유능하고 젊은 신규인력의 유입이 어려워 악순환적인 역학구조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약화되고 있는 뿌리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기술을 선도할 기업 육성, 인력난 및 차별화된 생산관리 시스템 도입, 저탄소 녹색산업으로의 전환 등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해야 할 것입니다.

■ 우리 뿌리산업, 그 안의 용접산업···발전 위해서는?
환경 친화적인 용접접합기술, 고집적 3D 적층 접합기술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습니다. 용접은 레이저 용접, 초미세 용접 등 첨단 공정기술로 전방산업인 자동차, 조선, 전자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기반기술로써, 그 중요도는 상상 이상입니다.
그러나 부품소재 및 장비에 대해서는 아직도 해외 의존도가 높은 반면, 공정기술은 중국 등 후발주자와 경쟁해야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용접 소재, 공정, 부품, 장비 등 전 분야에 걸쳐 인력확보 및 미래지향적인 기술개발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기술개발 이전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하나 있죠. ‘이 바닥’에 있는 분들이라면 다 알텐데요. 바로 ‘융합’입니다. 우리 용접업계는 참으로 안타깝게도 ‘융합이 잘 되지 않는다’라는 혹평을 받아왔습니다. 간단하게 말합니다. “발전도 없는 저가경쟁을 할 필요가 있습니까? 그렇게 해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정치계 거물들의 입을 통해 겉만 ‘번지르르’하고 말로만 떠들어 댔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뿌리산업 성장의 큰 걸림돌입니다. 대기업 종속형 공급망구조의 최하단에 위치한 중소기업은 동반성장 여건이 상당히 취약합니다.
단가 인하압력으로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고, 경영부담 전가와 주문 감소도 불안 요인이구요. 원천기술개발에도 불구하고 단가산정방식 등 기업간 불공정 거래관행도 기술개발 의욕저하의 원인이 되죠. 결국 이 같은 총체적 문제점이 우리 업계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경제성장을 제조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지금같은 뿌리산업의 붕괴는 어렵게 확보한 국내 제조업경쟁력이 글로벌 경쟁관계에서 약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미국 GM이 구제자금 지원 확정에도 조업재개에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이 뿌리산업의 부재 때문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큽니다. 미국의 경기침체와 중산층 붕괴는 결국 뿌리산업, 제조업을 포기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첨단산업에 가려져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하지만, 소음과 매캐한 먼지가 가득한 산업현장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우리 뿌리산업인들. 이들에게 찬사를 보내며, 2013년에는 더욱 발전하고 도약하기를 간절히 고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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